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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아기를 안고 일어설 때마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 산후 허리통증의 원인과 한의학적 회복법
칼럼 2025년 9월 21일

원장님, 아기를 안고 일어설 때마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 산후 허리통증의 원인과 한의학적 회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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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노블아이경희한의원 원장

“원장님, 아기를 안고 일어설 때마다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파요. 앉아도 눕혀도 시큰거려서 아기를 안아주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먼저 듭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어머님께서 눈시울을 적시며 건네시는 이야기입니다. 동탄에서 진료실을 찾으시는 초보 어머님들 중에도 출산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찾아온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십니다.

아기를 수유하고, 재우고, 안아 올리는 매 순간이 허리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단순히 “애 낳고 나면 다 그렇다”라는 말로 넘기기에는 어머님들이 짊어진 고통의 무게가 너무나 무겁죠.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의 몸을 정기(正氣)가 크게 소모되고 근골이 열려 있는 아주 비어있는 상태로 바라봅니다. 마치 오랜 비바람을 견뎌낸 집의 지반과 기둥이 흔들리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은 왜 출산 후에 이토록 허리 통증이 깊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단단하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그 실마리를 함께 풀어보고자 합니다.

임신과 출산이 바꾼 몸의 지반 — 구조의 변화와 기혈허(氣血虛)

출산이라는 대공정을 거치며 여성의 몸은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변화를 겪습니다. 아기가 세상 밖으로 안전하게 나올 수 있도록 관절과 인대를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릴랙신’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호르몬은 출산 후에도 한동안 체내에 남아서 척추와 골반을 지탱하는 인대를 느슨하게 만듭니다. 지반이 물러진 땅 위에 세워진 기둥이 불안정하듯, 척추를 받쳐주는 주변 근육과 인대의 지지력이 떨어지면서 미세한 불균형이 생기기 쉽습니다.

진료실을 찾으셨던 30대 중반의 어머님 A님의 사례가 떠오릅니다. 둘째 출산 후 6개월이 지났음에도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셨는데요. “첫째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둘째를 낳고 나니 골반 한쪽이 삐걱거리는 느낌과 함께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고 호소하셨습니다.

진찰해 보니 출산 과정에서 벌어졌던 골반의 좌우 균형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채, 기혈허(氣血虛, 몸의 기운과 혈액이 모두 부족한 상태)가 겹쳐 근육이 척추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구조적인 불균형에 몸의 기초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가 더해지면 통증은 쉽게 고착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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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얼어붙은 땅처럼 굳어버린 순환과 혈허(血虛)

출산 시에는 불가피하게 많은 양의 출혈이 발생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출산 후 혈허(血虛) 상태라고 부르며, 이로 인해 체내의 순환 장애인 어혈(瘀血)이 생기기 쉽다고 봅니다.

혈액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영양분과 온기를 전달하는 생명의 물길입니다. 그런데 출산 후 혈액이 부족해지고 순환이 더뎌지면, 허리 주변의 인대와 근육으로 가야 할 영양 공급이 차단됩니다.

비유하자면 겨울철에 땅이 얼어붙어 뿌리로 수분이 가지 못하면 나무가 바짝 마르고 작은 바람에도 쉽게 부러지는 것과 같습니다. 순환이 막혀 허리 주변 조직에 미세한 부종이 남아있거나 어혈이 풀리지 않으면,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욱신거리는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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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육아 노동과 정기(正氣)의 소모

육아는 그 자체로 숭고하지만, 신체적으로는 매우 고된 노동입니다. 빗빗이 굽힌 자세로 아기를 목욕시키고, 한쪽으로만 아기를 받쳐 들며, 수유를 위해 몇 시간씩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일상은 허리에 과부하를 줍니다.

더군다나 밤중 수유로 인해 수면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 스스로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정기(正氣, 인체의 자연 회복력 및 면역력)가 소모됩니다. 회복할 시간도 없이 매일 새로운 과부하가 누적되다 보니 통증이 만성화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많은 어머님께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지 않을까요?”라고 물으십니다. 산후 1~2주 내의 가벼운 붓기는 점차 줄어들 수 있지만, 골반의 틀어짐과 기혈의 부족, 그리고 누적되는 육아 스트레스가 결합한 허리 통증은 마냥 기다린다고 해서 절로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방치될 경우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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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맞춤 옷을 입듯, 다각적인 회복을 향해

산후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통증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몸 내부의 회복력을 끌어올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기성복이 아닌 나에게 딱 맞춘 '맞춤 양복'처럼, 어머님 개개인의 체질과 출산 상태, 현재의 기혈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치료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흩어진 기혈을 보하고 골반 주변의 어혈을 풀어주어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 한약 치료, 이완되고 비틀어진 골반과 척추의 균형을 부드럽게 바로잡아주는 추나요법, 그리고 경락의 기운을 통하게 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침구 치료 등을 다각적으로 활용합니다.

이와 함께 일상 속에서의 작은 실천도 중요합니다. 수유할 때는 받침쿠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허리가 앞으로 과도하게 숙여지지 않도록 하시고, 아기를 안을 때는 무릎을 굽혀 몸 전체의 힘으로 안아 올리는 습관을 지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한 온열 찜질로 허리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 역시 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출산 후 허리가 보내는 통증 신호는 “나를 조금만 더 돌봐달라”는 몸의 절박한 목소리입니다. 사랑하는 아기를 온전히 안아주기 위해서라도, 어머님 자신의 몸을 먼저 보살피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꼭 저희 한의원이 아니더라도, 어머님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몸 전체의 균형을 세심히 살펴줄 수 있는 가까운 한의료기관을 방문하시어 진솔한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긴 회복의 여정 동안 혼자서 고통을 견디지 마시고, 전문가의 따뜻한 손길을 잡아보세요. 험난한 육아의 길목에서 어머님들의 허리가 다시 곧고 건강하게 바로 서는 그날까지, 진심을 담아 응원하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쾌차하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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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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