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8주 지나면 제 돈 내고 치료받아야 하나요?" | 교통사고 8주 치료 제한의 그림자
👨⚕️"원장님, 뉴스 보니까 이제 교통사고 나도 딱 8주만 치료받을 수 있다는데... 저처럼 아직 허리가 뻐근한 사람은 어떡하죠? 제 돈 내고 다녀야 하나요?"
얼마 전, 동탄에서 진료실을 찾아주신 한 환자분께서 상기된 얼굴로 제게 물으셨습니다. 사고가 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여전히 아침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걱정이 태산이셨죠. 요즘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 '교통사고 8주 치료 제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와 보험사가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인데, 정작 진료실에서 만나는 진짜 환자분들은 본인의 정당한 치료 권리가 박탈당할까 봐 밤잠을 설치고 계십니다.
나이롱 환자라는 잡초, 그리고 향후 치료비라는 토양
진료실에 있다 보면, 저 역시 소위 말하는 '나이롱 환자'들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아픈 곳을 고치러 오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보험사에서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느냐"를 먼저 물으시는 분들이죠. 이런 분들은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합의금이 목적입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잡초와 흙'의 관계로 비유하곤 합니다. 잡초(나이롱 환자)가 무성하게 자라는 이유는 그 땅의 토양(향후 치료비 제도)이 지나치게 비옥했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크게 나지 않았어도 "나중에 아플지 모르니 미리 돈을 주겠다"며 근거 없이 지급되던 향후 치료비가 나이롱 환자들을 불러모은 셈이죠.
정부에서 이 향후 치료비를 제한하겠다고 하는 방향은 저도 공감합니다. 돈이라는 영양분이 사라지면, 굳이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을 찾아와 시간을 낭비할 잡초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잡초를 뽑겠다고 논밭 전체에 독한 제초제를 뿌려, 정작 정성껏 키워야 할 곡식(진짜 환자)들까지 말려 죽이려 한다는 점입니다.
8주라는 기성복에 환자의 몸을 맞추라는 정책
교통사고 환자의 90%가 8주 이내에 치료를 끝낸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정부는 이 통계를 근거로 "8주면 충분하다"고 말하죠. 하지만 나머지 10%의 환자들은 어떨까요? 이분들이 단순히 엄살을 피우는 걸까요?
사람의 몸은 '맞춤 양복'과 같습니다. 똑같은 속도로 달리는 차에 부딪혔어도, 평소 목 디스크가 있던 분, 인대가 약했던 분, 혹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회복 속도는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모든 환자에게 '8주'라는 똑같은 사이즈의 기성복을 던져주고는, "여기에 몸이 안 맞으면 당신이 이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억울한 분들은 '경상'으로 분류된 분들입니다. 뼈가 부러지지 않았더라도 인대가 부분 파열되거나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밤잠을 설치는 통증은 '염좌'라는 이름 아래 경상으로 묶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8주는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진짜 아픈 사람에게 치료의 문턱을 높이는 것은, 열 명의 범인을 잡기 위해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을 감옥에 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심의라는 이름의 높은 유리 벽
물론 정부는 퇴로를 열어두었다고 말합니다. "8주가 넘어도 심의를 통과하면 계속 치료받을 수 있다"고요.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이 심의 과정은 마치 '높은 유리 벽'과 같습니다.
이미 산재 보험 현장에서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골절이 없는 염좌 환자가 치료 연장 승인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아직 아프다"는 환자의 호소는 주관적이라는 이유로 묵살되기 일쑤고, MRI상 뚜렷한 소견이 없으면 "증상이 고정되었다"며 치료를 강제로 종결시킵니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사고 자체로도 억울한데, 이제는 자신이 왜 아픈지, 왜 치료가 더 필요한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허락을 구걸해야 하는 상황, 이것이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정한 보험 제도일까요? 돈을 안 줄 거라면 치료라도 마음 편히 받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의 개정안은 양쪽 모두를 옥죄고 있습니다.
마치며: 여러분의 곁에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여러분의 통증은 숫자로만 환산될 수 없는 삶의 고통입니다. 나이롱 환자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 한 명의 진짜 환자라도 치료 시기를 놓쳐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시리즈의 1편에서는 8주 치료 제한 정책의 불합리함과 진짜 환자들이 겪게 될 혼란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그렇다면 이런 변화 속에서 환자분들이 자신의 정당한 치료 권리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보려 합니다.
동탄 지역 운전자분들을 비롯해 사고 후 통증으로 고통받는 모든 분이 제도의 벽에 가로막혀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몸의 통증뿐만 아니라 마음의 억울함까지 살피는 진료실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언제든 편안하게 상담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오늘도 통증 없는 편안한 하루 되시길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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