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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몸이 욱신거릴 때, 산후 통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칼럼 2025년 10월 8일

출산 후 몸이 욱신거릴 때, 산후 통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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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노블아이경희한의원 원장

“원장님, 아기는 정말 예쁜데요. 제 몸은 왜 이렇게 제 몸 같지가 않을까요?”

출산 후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씀입니다. 손목이 시큰거리고, 무릎이 시리고, 허리와 골반이 욱신거려서 아이를 안는 일조차 겁이 난다고 하십니다. 밤에는 쉬려고 누워도 몸 여기저기가 쑤셔 잠을 설치고, 낮에는 피로가 밀려와 “제가 너무 약한 걸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죠.

그럴 때 저는 먼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산모님이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출산이라는 큰 일을 지나온 몸이, 지금 회복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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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몸에 아주 큰 변화를 남깁니다. 임신 기간 동안 서서히 변했던 관절과 인대, 골반과 복부 근육, 자궁과 순환계가 출산 이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야 하죠. 그런데 이 회복이 조용히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자궁이 수축하며 아랫배가 아플 수 있고, 관절이 이완된 상태에서 수유와 육아가 이어지면 손목, 어깨, 허리, 무릎 통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둘째 출산 후에는 첫째 때보다 회복이 더디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30대 후반 산모 한 분은 첫째 때는 조리원에서 쉬면 괜찮아졌는데, 둘째를 낳고 나서는 손목과 무릎이 시려서 새벽 수유 때마다 겁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아기를 안으면 팔 안쪽이 찌릿하고, 무릎은 찬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라고 표현하셨죠.

한의학에서는 산후의 몸을 기혈(氣血)이 크게 소모된 상태로 봅니다. 기(氣)는 몸을 움직이고 회복하게 하는 힘이고, 혈(血)은 몸을 적시고 길러주는 바탕입니다. 출산 과정에서 힘을 많이 쓰고 출혈을 겪으며, 이후 수유와 수면 부족까지 이어지면 기허(氣虛), 혈허(血虛)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여기에 어혈(瘀血), 즉 출산 후 몸 안에 정체된 혈의 흐름이 남아 있으면 통증이 더 오래가거나 묵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돌덩이가 눌러앉은 것 같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몸 안쪽이 차갑고 무겁다”고 표현하십니다. 이 말들은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진료실에서는 몸의 상태를 살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비유하자면 산후의 몸은 큰비가 지나간 뒤의 밭과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가 그친 것 같아도, 흙이 패인 곳은 메워야 하고 물길이 막힌 곳은 터주어야 합니다. 씨앗을 다시 심으려면 흙부터 돌보아야 하듯, 산후 회복도 통증만 누르는 것이 아니라 몸의 바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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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 산모 한 분은 출산 후 허리와 골반 통증이 이어졌고, 동시에 식은땀과 가슴 두근거림, 기운 빠짐을 호소하셨습니다. 검사상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본인은 하루하루가 버겁다고 하셨죠.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근육이 뭉쳤다”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기혈의 부족, 수면의 질, 수유 여부, 식사량, 땀의 양, 몸의 냉감, 정서적 긴장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산후 한약은 이런 맥락에서 접근합니다. 모든 산모에게 같은 처방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몸이 무엇을 더 필요로 하는지 살핍니다. 기혈이 부족한 분은 보충하는 방향이 필요하고, 어혈이 두드러지는 분은 정체된 흐름을 풀어주는 방향을 함께 고려합니다. 몸이 차고 순환이 더딘 분이라면 따뜻하게 데우고 흐르게 하는 처방 구성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한약이 모든 산후 통증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붓기, 열감, 감각 이상, 출혈, 우울감이 뚜렷하다면 필요한 검사와 의학적 평가를 함께 받아야 합니다. 다만 산후의 몸을 “아픈 부위 하나”로만 보지 않고, 회복할 힘과 순환의 흐름까지 함께 살피는 데 한의학적 진료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산후 처방을 맞춤 양복에 비유하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산후 통증”이라 해도, 어떤 분은 손목이 중심이고, 어떤 분은 허리와 골반이 중심이며, 또 어떤 분은 통증보다 기력 저하와 식은땀이 더 힘듭니다. 같은 옷을 모두에게 입힐 수 없듯, 산후 회복도 산모님의 체질과 출산 과정, 현재 생활을 함께 보며 맞춰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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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몸이 욱신거리고 자꾸만 피곤하다면, “출산했으니까 당연히 참아야지” 하고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산후 통증은 엄살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말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느라 자신의 통증을 뒤로 미루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은 더 천천히 올 수 있습니다.

산모님의 몸은 다시 돌아올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힘이 잘 일어나도록 쉬어야 할 곳은 쉬게 하고, 채워야 할 것은 채우며, 막힌 흐름은 부드럽게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출산 후 통증과 피로로 마음까지 지쳐 계시다면 혼자 견디지 마시고, 산후 몸을 세심하게 살펴줄 수 있는 의료진과 상담해 보십시오. 노블아이경희한의원에서도 산모님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현재 몸 상태에 맞는 회복 방향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아이를 안는 시간이 조금 더 편안해지고, 산모님의 몸과 마음에도 따뜻한 여유가 다시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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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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